언젠간 잘리고, 회사는 망하고, 우리는 죽는다_ 책 리뷰
어느 날 우연인지 운명인지 나는 나의 상황을 객관적으로 파악했다. 나 왜 내 삶을 회사에 받치고 있지..? 누구 좋으라고..?라는 생각이 어느 날 내 뒤통수를 때렸다. 그렇게 급하게 이 책을 사게 된 건, 일이 내 삶의 중 가장 1순위가 돼버렸을 때, 회사가 내 삶을 먹어버렸을 당시이다.
내 삶은 회사에 맞춰 돌아가고 있었다. 어느 순간 모든 스케쥴은 회사 중심으로 돌아갔고 나는 거기에 순종적으로 너무도 당연하게 맞춰 살고 있었다. 어디선가 들려오는 거 같았다. 이것좀 봐, 이렇게 사는 거 하나도 안 멋있어, 하나도 안재밌어, 하나도 안좋아. 바꿀 수 없는 상황이라고 생각하고 나를 그 상황에 버려둔 죄. 나는 그 죄를 이제서야 깨닫고 있었다.
돌아보니 내 주위의 놓여진 책들은 순 일 잘하는 방법론적인 책이 대부분이었다.
나 일에 미쳐있었나..? 말로만 듣던 워커홀릭이 내가 될 거라곤 차마 상상하지 못했다. 그렇게 성실한 성격도 아니라고 생각했고, 일을 그렇게 좋아하지도 않았을 터였는데, 어느 날 그렇게 되어버린 내가 낯설었다.
게으르지만 완벽주의가 있는 나는 타인의 눈에 나의 흠을 보이는 걸 싫어해서인지, 일을 맡으면 곧잘 책임감을 느꼈고 내 선에서 최선의 퀄리티로 마무리를 내고 싶어 했다. 그런 점이 나를 회사에 맞추고 서서히 나를 소모하게끔 만들었던 것 같다. 그리고 조금은 내 일에 대한 애정이 생겼기 때문이기도 했다.
스스로 지치게 하고, 스스로 워커홀릭이 된 나는 이대로는 안된다는 생각에 언젠간 잘리고, 회사는 망하고, 우리는 죽는다는 문장을 기억해냈다. 찾아보니 이동수라는 분이 책도 내놨더라.
회사에 복종하면 무엇하리? 라는 느낌이 물씬 풍기는 문장... 언젠간 잘리고, 회사는 망하고, 우리는 죽는다.
일을 잘 하는 태도는 충분히 가져왔다는 생각에, 이제는 내 삶도 잘 대해주는 태도를 얻어보고자 했다. 나를 구할려면 딱 필요한 거였다.
그런 의미에서 공감갔던, 마음에 닿았던 구절을 발취해 기록해둔다.
1. 회사 일을 내 일처럼 하면, 내 일은 회사가 해주나요?
2. 회사에서는 분명 하기 싫은 일, 귀찮은 일 심지어 내 일이 아닌 일도 하는데, 내 삶에서는 배우고 싶은 악기, 배우고 싶은 운동, 가보고 싶은 장소를 뭉개고 있다.
3. 결국 사장같이 일해야 할 사람은 사장밖에 없다. 내 삶을 살 사람도 나밖에 없다. 내 삶에서만큼은 '내가 사장이다' 생각하고 내 일처럼 일해야 한다.
4. 회사에서 가장 로열티 좋은 직원 10명을 모아놓고 연봉 두배를 줄 테니 이직할 사람 손들라고 하면 최소 8명은 번쩍 들것이다. 그러니 회사에 대한 로열티는 굳이 논쟁을 하지 않아도 되는 일이다.
5. 분명한 것은 나는 회사를 위해 일했다기보다 내 삶을 위해서 일했다는 것이다. 비록 회사는 내 것이 아니지만, 회사에서의 일은 내 일이었기 때문이다.
6. 나에게 중요한 것은 내가 속한 기관이 아니다. 내가 그곳에서 누구와 함께 일하는지, 어떤 일을 어떻게 하는지, 그 일이 얼마나 즐겁고, 얼마나 의미 있었는지가 중요하다. 그리고 그 조직이 만족스럽지 않다면, 혹은 보다 더 좋은 대안이 있다면 떠나면 그만이다. "나를 위해 일해라."
7. 수평적인 문화를 만들기 위해서는 윗사람이 내려와 주기를 바라는 것은 비추다. 남은 방법은 한 가지다. 내가 직접 올라가서 수평을 맞추는 방법이다. 직장 상사에게 편하게 대할 수 있는 것의 핵심은 일잘러냐, 아니냐가 아니다. 핵심은 그와 나를 동등하게 생각하느냐, 아니냐다. 나에게 복도에서 만난 본부장님, 전무님, 사장님은 지인이고, 아저씨다. 아는 사람이다.
'나랑 똑같은 아저씨'
'회사 다닐 때 잠시 보는 아저씨'
'앞으로 평생 볼 사이는 아닌 아저씨'
8. 회사의 진정한 승자는 일 마치고 가족과 함께하는 삶. 부동산으로 돈을 벌어도 집이 행복하지 않으면 말짱 꽝이지. 최종 승자는 가족과 행복한 사람이다! 가족과 행복한 게 진짜 위너다.
9. 회사가 갑일지언정 회사는 결국 회사일 뿐이라는 것, 한 명의 개인은 구글, 삼성을 합친 것보다 백배, 천배 더 소중하다. 내가 사랑하는 아이폰을 만든 애플과 나의 삶 중 하나를 선택하라고 한다면 당연히 나의 삶을 선택할 것이다.
10. 당신을 응원합니다. 회사에서 당신이 하는 프로젝트가 아닌, 당신의 회사가 아닌, 당신의 삶 자체를 응원합니다.
11. 미래의 나는 현재의 나보다 훨씬 대범하다. 작은 것에 연연해하지 않는다. 나무보다는 숲을 본다. 대세에 지장이 없다면 과감하게 내치라고 한다. 현재의 내가 말을 걸 때면 대부분 미래의 나는 괜찮다고 말해준다. 그까짓 거 별거 아니라고. 미래의 나는 내가 살고 싶은 나의 모습이다. 나의 우상이자 롤 모델이다. 그러니 그의 말은 귀에 쏙쏙 들어온다.
12. 내 삶의 큰 방향을 잡는다면 화날 일도, 스트레스 받을 일도 없다. 대세에는 영향이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오늘 받은 스트레스는 잊기로 한다.
13. 문화도 중요하지만 그와 비교할 수 없이 훨씬 중요한 것은 개인이다. 개인을 문화를 초월한 존재임이 분명하다. 그리고 내가 어떤 문화에 속해 있는가가 아니라, 내가 누구인가가 훨씬 중요하다.
14. 한 번쯤은 나만의 부자 기준이 무엇인지 생각해보기를 추천한다. 세상이 정한 기준이 아니라, 내가 정한 기준에 맞추어 살아가는 것도 꽤 괜찮은 삶이니 말이다.
15. '그런 사람'에게 상처받지 않으리, '그런 사람'에게 상처주지 않으리
16. 아무런 재능도 없던 내가 어떻게 바뀌었을까 생각해봤다. 역시, 결론은 노력뿐이다. 노력에 노력을 더한 노력에 한 번 더, 두 번 더, 세 번 더 하는 노력.
17. 특별한 노력은 우리를 절대 배신하지 않는다. 1년, 3년, 5년간 지속한 노력은 우리를 절대 배신하지 않는다. 특별한 노력은 결과가 아니라 자신을 바꾸기 때문이다. 비록 특별한 노력으로 원하는 결과를 갖지 못하더라고, 그노력의 시간이 나의 단단한 힘이 되기 때문이다.
18. 노력한다 > 노력의 결과, 성장한다 > 성장의 재미를 느낀다 > 재미있기에 다시 한번 노력한다 > 그리고 성장한다
19. 슬쩍이라도 불안한 속마음이 비춰질 때면 꼭 하는 일이 있다. '괜찮아 거품'을 만드는 일이다. 숨을 크게 들이마시면서 '괜찮아 거품'을 만들고, 내뱉는 힘으로 마음 속의 불안함을 덮는다.
20. 나의 판단 기준은 얻을 것과 잃을 것의 우선순위다. 육아 휴직을 통해 잃는 것-돈과 커리어 vs 얻는 것-가족과의 시간과 꿈을 이룰 기회, 잃을 것 보다는 얻을 것에 집중하다 보면, 내가 할 일들이 명확해 진다.
21. 아이는 씨앗이다. 부모의 몫은 아이가 땅속에 뿌릴 잘 내려서 스스로의 삶을 살 수 있도록 물도 주고 거름도 주는 것이다. 거름을 듬뿍 받은 아이는 어떻게 자랄지 스스로 결정할 힘을 가진다. 세상의 거름 중 가장 좋은 거름은, 농부의 발거름이란 말이 있다. 아이와 함께 살을 부비면서 발거름을 주는 사이, 아이는 몸과 마음이 건강한 사람으로 자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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