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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리뷰

[서평] 기획자의 습관, 생에서부터 기획을 시작하라

기획과 표현, 지금까지는 누군가 기획을 해주면 기획 의도에 맞는 결과물을 어떻게 만들 것인가만 생각해왔다. 더 참신하고 새로운 표현으로 승부를 보는 것이 내 일이었고 내가 잘하는 일이라고 생각해왔다. 매번 최선의 결과를 내기 위해 달려왔고 때문에 더 성장하기 위해 진심으로 임했다.


때로는 진심이 아닌 사람들에 상처받고 같이 골을 넣기 위해 노력하지 않거나 재능이 부족함에도 더 노력하지 않는 사람들과 일할 때면 분통이 터질 때도 있었다. 다양한 열정과 재능이 모이면 혼자여서는 나올 수 없는 더 좋은 차원의 결과물이 나온다는 것을 알았기에 늘 아쉬운 마음으로 일을 해왔다. 언젠가는 좋은 재능들을 가진 사람들 사이에서 도움이 되는 사람으로 함께하며 함께해서 나올 수 있었던 뜻깊은 결과물을 나누고 싶다.

아무쪼록, 지금까지의 나는 표현의 무대에 섰다면 지금은 그 무대의 높이를 조금 낮추고 옆으로 확장된 무대에 있다. 지금 어떤 문제가 있고 이를 해결 위한 어떤 기획이 필요하고 그 기획을 표현할 소재가 필요하다. 기획부터 표현까지가 이제 내 일이다.


지금까지 기획은 깊게 관여하지 않았고 내가 계속 해오던 일이 기획보다는 표현이었기에 기획을 하다가도 표현을 하고 있는 나를 인지하기도 어려웠다. 원래 있던 나와 새로운 나를 분리시키가 어려웠다. 게다가 새로운 나는 막 태어났기에 어설프기 그지없다. 그래서 표현을 처음 시작했던 그 때처럼... 온갖 방법을 찾아가며 해보며...실패하고 다시 하면서...수많은 기획을 인풋으로 넣으면서 발전해야만 한다. 지금은 그런 시기다.


[기획자의 습관_최장순 지음] 

기획자의 습관_최장순 지음


_요약
1. 생에서부터 기획을 시작하라
2. 내 안과 밖을 관찰할 수 있는 안정적인 상태에서 기획이 시작된다(구심력과 원심력/ 즉자적과 대자적)



기획은 곧 디자인이다.
기획의 과정은 프로세스나 방법론 보다 광범위하고 보다 맥락적이다. 기획은 특정 프로젝트를 위한 공식이 아니라, 일상을 관통하는 습관이다. 그리고 습관의 끊임없는 '진화'만이 기획을 기획답게 만들어준다.

기획은 기획서가 아니다.
중요한 것은 '일상의 의미를 파헤치고 새로운 의미를 발견하려는 노력'이다. 일상의 노력을 통해 우리 머릿속에 다양한 생각의 흔적이 새겨지고, 이는 탄탄한 기획력의 원천이 된다.

생각이 자유로워지면, 다양한 방법론들을 자유롭게, 나만의 방식으로 요리할 수 있게 된다.

동일한 것의 영원한 반복
동일성과 차이 변하지 않는 것과 변하는 것
반복과 극복
기획은 이 둘 사이의 줄다리기다.

기획 企劃 : 어떤 일을 도모하고, 그 생각들을 나누어 보는 것. 기획이 없으면 사는 대로 생각하게 된다. 생은 기획한 대로 살아갈 필요가 있다.

기획은 기획자의 전유물이 아니다. 일상을 책임감 있게 살아가려는 모든 이들이 할 수 있는, 사유의 한 형식이다.

우리의 삶은 어찌 보면 니체의 '영원회귀'의 생이라 할 수 있다.
'반복되는 생활'은 우리에게 주어진 공통 조건이다. 하지만 그 고통 조건 하에서 그저 시간을 버티며 순응하고 살것인지, '내일의 가장자리'를 넘어 '내일'로 나아가려 노력할 것인지, 그 삶의 태도를 결정짓는 건 각자의 몫이고 각자의 능력이다.

목적이 있고 이를 이루기 위해 어떻게 해야 되지? 생각하는 것이 기획


"뱀 대가리를 물어뜯어라! 물어뜯어라!"
뱀 대가리를 단숨에 물어뜯은 차라투스투라의 양치기는 더 이상 그 전의 양치기가 아니라, '변화한 자', '빛으로 감싸인 자'가 되었다. 양치기는 생을 억누르는 필연적 조건을 극복한 사람이다.

영원할지도 모를 '동일한' 조건 속에 사는 우리들, 그 안에서 '내일의 가장자리'에 머무르는 대신, 조금씩 꾸준히 생활에 틈새를 낼 수 있는 '차이'의 습관을 마련할 수 있다면, 좀 더 나은 '내일'을 기획할 수 있지 않을까.

그러한 습관이 반복되면, 우리는 일체의 반복되는 억압의 조건들을 극복해 '살아 움직여야 한다'는 당위를 깨닫게 된다. 

생활의 의미를 발견하고 실천할 때 우리는 '환히 웃는 자' '변화한 자' '빛으로 감싸인 자'가 될 수 있다고 믿는다. 좀 더 나은 내일을 위한 작은 차이의 연습. 내일의 기획은 공식이나 방법론, 프로세스 따위가 아니라, 바로 이곳에서부터 시작되어야 한다.



관찰은 한마디로 '보고 살피는 것'이다. 시선은 언제나 깨어 있어 보는 것에 민감해야 한다. 익숙한 풍경 속에서 미세한 변화를 살필 줄 아는 섬세함이 필요하다.

관찰을 통해 파악할 수 있는 건 바로 그 변화의 시점이다. 무엇이 그대로 있고, 무엇이 변화했는지 파악해내는 '관심'이 필요하다

관찰은 나를 향하는 구심적 관찰과 내 외부 환경에 대한 원심적 관찰로 나뉜다.
관찰의 원심력과 구심력은 팽팽한 균형을 이뤄야 한다. 그래야 관찰의 끝에 매달린 '기획력'은 보다 안정적인 궤적을 그려나갈 수가 있다. '관찰의 균형점'을 어떻게 맞출 것인지 고민과 노력이 필요하다.


내 몸이 아프다고 느끼는 것은 매우 '즉자적인' 인식이다. 아파하는 자기를 보는 것은 나에 대해 객관적으로 성숙된 태도이며, '대자적'태도라 할 수 있다. 살아가는 것은 자기 안에만 파묻혀 있는 즉자적인 삶이 아니라, 언제나 나와 외부 환경을 동시에 '보고 살펴' 자기를 넘어서는 대자적 삶이다. 그래서 우리는 우리 생이 이미 어떤 기획 속에 있음을 알게 된다.

우리가 동물과 다른 지점은 인식의 즉자성을 넘어서는 파로 그 순간에서 비롯된다. 그 순간의 기획의 시작이고 출발점은 바로 '관찰'이다. 

과거의 문자의 시대가 훈고학의 시대였다면, 지금 이미지의 시대는 인식론의 시대라 할 수 있다.
*훈고학: 경전의 자구에 관해 해석하는 학문 텍스트의 원래 의미를 충실하게 해석하고 의미를 지켜내려는 방법
*인식론: 인식의 기원과 본질, 인식이 만들어지는 과정이나 한계 등을 탐구하는 철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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